테일러 공장 9월 시험가동…2나노 생산능력 사실상 예약 완료
테슬라 165억 달러 계약 핵심…삼성·TSMC 첨단공정 경쟁 격화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이 본격적인 2나노미터(nm) 생산을 앞두고 생산능력을 사실상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가동도 시작하기 전에 주요 고객을 확보하면서 삼성전자가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를 추격할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테일러 공장은 이달 말부터 시험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초기 2나노 생산능력은 월 5만 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를 비롯해 브로드컴, ARM 등이 주요 고객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초기 2나노 생산 물량이 사실상 예약 완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2나노 물량 완판’을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다.
테일러 공장의 최대 고객은 단연 테슬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16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측도 이 계약이 첨단 공정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형 수주이며, 테일러 공장을 포함한 첨단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Teletogether)
최근에는 테슬라의 차세대 AI5 칩이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을 통해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삼성 파운드리 관계자의 공개 발언에 따르면 AI5는 테이프아웃을 완료했으며, 테일러 공장의 2나노 라인에서 제조될 예정이다. (The Korea Times)
테슬라 입장에서도 삼성과의 협력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AI 슈퍼컴퓨터 사업을 확대하면서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삼성의 테일러 공장은 테슬라가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는 테슬라가 더욱 중요하다. 그동안 테일러 공장은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고객 확보와 가동 시점이 지연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테슬라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하면서 초기 생산물량을 확보하고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의 궁극적인 경쟁 상대는 TSMC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TSMC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과 고객 기반에서 TSMC에 크게 뒤처져 있다. 그러나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보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앞세워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좁힌다는 전략이다. 특히 테일러 공장은 미국 현지에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은 고객 확보에도 유리한 조건이다.
TSMC 역시 미국 애리조나에서 첨단 공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결국 미국은 삼성과 TSMC가 차세대 파운드리 시장을 놓고 맞붙는 새로운 전장이 되고 있다.
하지만 테일러 공장의 물량 확보가 삼성 파운드리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 승부처는 수율과 양산 안정성이다.
삼성전자는 2나노 생산을 확대하면서 수율을 높이고 고객사가 요구하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특히 테슬라와 같은 대형 고객에게 제품을 제때 공급하면서 생산 효율까지 확보해야 투자에 대한 수익성을 입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을 2026년 초기 가동한 뒤 202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향후 미국 내 첨단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TrendForce)
테일러 공장의 성공 여부는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은 TSMC의 독주를 흔들어야 하고, 테슬라는 안정적인 AI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 역시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기반 확대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테슬라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2나노 생산 물량까지 채운 삼성전자가 이제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은 ‘수주’가 아니라 ‘양산’이다.
테일러 공장이 안정적인 수율과 생산성을 확보한다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반대로 양산 과정에서 수율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경우 대규모 수주에도 불구하고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가동을 앞둔 삼성의 텍사스 2나노 공장이 TSMC의 독주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그리고 테슬라가 그 변화의 핵심 고객으로 자리 잡을지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시선이 텍사스로 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