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분석 AI ‘Reti-Pioneer’ 등장… 당뇨·통풍 등 6대 질환 비침습 선별
기존 혈액 검사 대비 비용·시간 획기적 단축, 1차 의료기관 보급 기대
직장인 A씨(45)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생소한 경험을 했다. 팔을 걷어붙이고 채혈하는 대신, 안과 검사 장비처럼 생긴 기기에 눈을 대고 사진 한 장을 찍었을 뿐인데 잠재적 ‘통풍’ 위험군이라는 분석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이야기 같은 이 장면이 곧 우리 의료 현장의 일상이 될 전망이다.
■ ‘건강의 창’ 망막, 알고 보니 전신 질환의 이정표
최근 의료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눈을 통해 전신 질환을 찾아내는 ‘오쿨로믹스(Oculomics)’다. 망막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혈관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부위로, 이곳의 미세혈관 상태는 뇌와 심장, 신장의 건강 상태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지난 4월 2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된 AI 프레임워크 ‘Reti-Pioneer’는 이 원리를 극대화했다. 5만 명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이 AI는 안저 사진 한 장만으로 대사 질환을 포함한 6가지 질병을 동시에 짚어낸다.
■ AI가 선별하는 6대 질환과 정확도
연구팀에 따르면 Reti-Pioneer는 다음과 같은 질환에서 전문가 수준의 판별 능력을 보였다.

■ 의사의 ‘천군만마’, 진단 정확도 최대 28%p 향상
이번 연구에서 가장 고무적인 점은 AI가 의사의 판단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망막 전문의가 AI의 도움을 받았을 때, 통풍 진단 정확도는 기존 51%에서 79%로, 당뇨병은 71%에서 88%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의료진의 숙련도 차이를 AI가 보완해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바늘 없는 검사, ‘가성비’와 ‘편의성’ 다 잡나
기존 대사 질환 검사는 대부분 채혈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AI 망막 진단이 도입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된다.
비침습적 검사: 바늘 공포증이 있거나 채혈이 어려운 환자도 거부감 없이 검사 가능
비용 및 시간 절감: 고가의 혈액 분석 장비나 대기 시간 없이, 기존 안저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만으로 수분 내 결과 도출
높은 수용도: 실제 현장 실증 결과, 참여자의 80%가 서비스에 만족했으며 절반 이상이 유료 이용 의사를 밝힐 만큼 실용성을 인정받았다.
■ 남은 과제: “동네 의원에서도 가능할까?”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실제 동네 병원(1차 의료기관)에 완전히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숙제가 남았다고 조언한다.
먼저, 다양한 기종의 안저 카메라에서도 일관된 정확도가 나오도록 장비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AI의 분석 결과를 기존 전자차트(EMR)와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시스템 구축과 의료 보험 적용 등의 제도적 뒷받침도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안저 촬영 한 번으로 여러 만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새로운 건강검진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향후 대규모 임상 시험을 통해 안정성을 더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Nature Medicine(2026)에 게재된 ‘Reti-Pioneer’ 관련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