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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종부 목사(남서울교회), LA 목회자 세미나서 복음적 목회 원리 역설

“세상의 필요를 채우려는 교회, 복음의 급진성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우리가교회(Wooriga Church) 주최로 LA 세계선교교회에서 ‘2026 목회자 세미나’가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는 LA 한인 교계 목회자들이 다수 참석했으며, 강사로 나선 화종부 목사(남서울교회 담임)는 ‘복음적으로 목회하기(Gospel-Based Ministry)’를 주제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직시하는 강의를 이어갔다.

화 목사는 강의 첫머리에서 사도행전 3장의 성전 미문 앞 앉은뱅이 이야기를 꺼냈다. 베드로와 요한은 돈을 구하는 그에게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고 선포했다. 그는 이 장면이 오늘 한국 교회에 던지는 핵심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이 교회에게 요구하는 보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는 것이 초대교회의 위대함입니다. 오늘 한국 교회의 가장 큰 아픔은 사람들의 니즈를 맞추려 한다는 것입니다.”

 

■ 토마스 아퀴나스의 경고, 오늘 한국 교회에 울리다

화 목사는 중세 교황과 토마스 아퀴나스의 일화를 인용하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교황이 막대한 헌금을 앞에 두고 “이제 우리는 은과 금은 내게 없다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 때, 아퀴나스는 “그러므로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고도 말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라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복음에 충실한 교회는 잠시 조롱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의 역사가 나타날 때, 세상은 반드시 교회를 주목하게 됩니다. 초대교회부터 교회 역사가 그것을 반복해서 증명해왔습니다.”

그는 자신이 총신 신대원 개강 수련회에서 에베소서 1장 7절 한 구절로 복음을 선포했을 때, 20여 명의 신학생들이 숙소로 찾아와 “복음이 선포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오늘 처음 경험했습니다”라고 말했던 감격을 전했다. “예수 설교가 제대로 되었을 때의 권세는 어떤 설교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떡도 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떡을 주는 순간 우리는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고 말할 수 없게 됩니다.”
— 화종부 목사

 

■ 십자가 원리가 목회의 중심이 되어야

강의 2부에서 화 목사는 ‘십자가에 충실한 목회’의 세 가지 축을 제시했다. 첫째는 예수와 십자가 복음을 더 자주, 더 담대히 설교하는 것이다. 둘째는 삶의 원리로서의 십자가다. 그는 “세상의 지배 원리는 힘이지만, 복음은 낮아지고 희생하고 죽는 것을 가르친다”고 했다.

결혼 40년의 부부 생활을 간증하며, 화 목사는 “사랑은 살아 있는 상태로 할 수 없습니다. 자기 죽음을 통해서만 내 바깥에 있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복음이 가르쳐줬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기독교 윤리의 절정은 본이나 덕이 아니라 죽음”이라고 못 박았다.

셋째는 교회 행정에 적용된 십자가 원리다. 화 목사는 “목회자 중심도, 평신도 중심도 아닌, 예수님이 중심에 계시고 누구든 먼저 희생하는 제3의 구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평신도 중심을 강조하는 장로들에게 “왜 사람이 교회의 중심입니까? 예수님이 중심이셔야 합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던 일화도 소개했다.

 

■ 예수 닮은 사람을 길러 세상으로 보내야

화 목사는 목회의 궁극적 목표가 “예수 닮은 사람을 길러 가정과 일터와 사회로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서울교회의 건강한 이유를 분석한 결과, 목장 양육 구조와 위원회 봉사 구조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잘 먹기만 하면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운동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양육과 섬김이 함께 가야 사람이 건강하게 자랍니다.” 그는 또한 성장과 변화는 혼자 기도원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며,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를 통해서만 진짜 변화가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특히 화 목사는 자신을 능가하는 부교역자와 평신도를 길러내는 것이 목회자의 진짜 사명이라고 말했다. “주님이 제게 물으셨습니다. ‘네가 섬기는 교회에서 너를 능가하는 일꾼이 자라고 있느냐?’고요. 그것이 제가 평생 붙들고 가는 목회의 질문입니다.”

 

■ 이념이 아닌 복음으로, 북한에서 세계선교까지

화 목사는 북한 문제도 이념이 아닌 복음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올로기는 내가 옳기 때문에 희생양을 만들지만, 신앙은 내가 옳은데 상대를 위해 내가 죽는 것입니다.” 그는 남한 교회가 북한에 큰 빚을 지고 있다며, 정치적 이념을 넘어 사람을 살리는 복음의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의 말미에 화 목사는 한국 교회의 세계 선교 사명을 역설했다. K-문화가 전 세계로 흐르는 지금이 “그 위에 복음을 실어 보낼 최적의 때”라며, 중국·인도 교회와 연합한 선교 전략을 제안했다. “식민과 전쟁을 겪은 작은 나라에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복음은 언제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쓰기를 기뻐합니다.”

세미나를 마친 화 목사는 “수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소수가 딱 서기 시작하면 공동체 전체에 생명의 역사가 일어납니다”라며 참석 목회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세미나는 LA 한인 교계 목회자들에게 복음 중심 목회에 대한 깊은 도전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