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보호를 명분으로 급격한 임금 인상을 밀어붙이고 있는 LA 시정부. 시청 발(發) 규제 폭탄에 호텔 운영자들은 ‘현실을 무시한 행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사진: LA City Hall 페이스북)
601개 호텔 대상 설문조사 결과, 90% 이상 “운영비 감당 불가”
배스 시장의 ‘시급 30달러’ 정책, 월드컵·올림픽 앞둔 LA 경제의 시한폭탄 되나
[로스앤젤레스] 로스앤젤레스(LA) 시가 추진 중인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지역 경제의 중추인 호텔 산업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공개되었다.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일자리 증발’과 ‘서비스 품질 저하’라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 “수익성 제로”… 설문조사로 드러난 처참한 현주소
최근 미국숙박협회(AHL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LA 지역 호텔 운영자들의 압도적 다수가 캐런 배스(Karen Bass) 시장이 서명한 임금 조례로 인해 경영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응답했다.
• 운영비 급증: 응답자의 98%가 임금 조례 이후 운영 비용이 심각하게 상승했다고 답했다.
• 고용 축소: 조사 대상 호텔의 70% 이상이 이미 인력 감축을 단행했거나 향후 6개월 내에 추가 해고를 계획 중이다.
• 서비스 축소: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한 호텔들은 매일 제공하던 객실 청소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조식 서비스 및 편의시설 운영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있다.
■ ‘2028년 시급 30달러’, 미 전역 최고 수준의 규제

캐런 배스 로스앤젤레스 시장(사진: 캐런배스 페이스북)
배스 시장이 서명한 이 조례는 단순한 인상을 넘어선다. 현재 약 20달러 수준인 호텔 최저임금을 2028년 하계 올림픽 전까지 시급 30달러(연봉 환산 시 약 6만 달러 이상)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숙박시설 노동자 보호 조례(Hotel Worker Protection Ordinance)’가 더해지면서, 호텔 측은 객실 청소 인력에게 할당되는 업무량을 엄격히 제한받게 되었다. 이를 초과할 경우 할증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호텔 운영비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 관광 경쟁력의 실종… “LA 갈 바엔 다른 도시로”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LA의 관광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1. 숙박료의 수직 상승: 인건비 상승분은 결국 고객에게 전가된다. 이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나 비즈니스 여행객들이 LA 대신 인근의 오렌지 카운티나 다른 저렴한 도시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2. 투자 자본의 이탈: 신규 호텔 건설을 검토하던 투자자들은 “LA는 규제가 너무 많고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며 프로젝트를 철회하고 있다. 실제로 설문에 응한 경영주의 80%가 향후 시설 재투자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 정치적 승부수인가, 경제적 자산인가?
이번 조례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호텔 서비스 노조(Unite Here Local 11)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정치권은 노동자의 빈곤 탈출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경제계의 시각은 냉혹하다.
AHLA 회장 대행 케빈 캐리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조례는 경제적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호텔들이 문을 닫거나 서비스를 포기하게 되면 결국 피해는 노동자와 시 전체의 세수 감소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다가오는 메가 이벤트, 준비는 ‘먹구름’

사진: Los Angeles City 페이스북
2026년 FIFA 월드컵과 2028년 올림픽을 앞둔 LA 시로서는 전 세계 관광객을 맞이할 숙박 인프라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그러나 현재의 임금 갈등과 경영난이 지속될 경우, 정작 대형 행사 기간에 관광객들을 수용할 호텔들이 경영난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선의’로 시작된 정책이, 현실 경제의 복잡한 메커니즘 속에서 어떤 결말을 맺을지 LA 시민들과 관련 업계의 불안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