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모르는 유가 폭주, 절망에 빠진 드라이버 (사진=AI 생성 이미지)
한때 미국 1위 산유주 경쟁하던 위상은 어디로?… 오클라호마 대비 2.5달러 비싼 ‘기형적 유가’
중동 전쟁은 거들 뿐, 핵심은 ‘정부 규제’ 본사마저 타주로…
쉘·셰브론·76 떠난 자리에 남은 건 ‘견제 없는 일당 독주’의 청구서
[로스앤젤레스] 2026년 4월 현재, 캘리포니아 가솔린 평균 가격이 갤런당 5.84달러를 기록하며 미 전역에서 압도적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의 고유가가 단순히 중동 전쟁 때문만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한때 미국 최대의 산유주로 군림하며 저유가를 누렸던 캘리포니아가 이제는 ‘에너지 섬’으로 고립되어 사실상 다른 나라나 다름없는 물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웃 주는 3달러대인데…” 터무니없는 가격 격차와 ‘9달러’의 습격
AAA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휘발유 가격은 미국 전국 평균($4.05)보다 약 1.8달러(45%)나 비싸다. 미국 내 최저가 수준인 오클라호마($3.27)와 비교하면 그 격차는 갤런당 2.5달러 이상으로 벌어진다.
특히 물류가 고립된 해안가나 LA 도심 일부 주유소는 갤런당 9달러에 육박하는 가격표를 내걸며 운전자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같은 지역 내에서도 주유소별로 가격 차이가 1달러 이상 벌어지는 기형적인 현상이 일상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공급망이 극도로 취약해진 상태에서 개별 사업자가 높은 임대료와 환경 비용을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며 발생하는 결과다.
■ 본사마저 등 돌린 캘리포니아… “쉘, 셰브론, 76도 떠났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한때 캘리포니아 경제의 심장이었던 메이저 석유 기업들의 ‘탈(脫) 캘리포니아’ 행렬이다. 주 정부의 적대적인 에너지 정책과 과도한 규제를 견디다 못한 셰브론(Chevron)은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했으며, 쉘(Shell)과 필립스 66(76 브랜드 모기업) 역시 주요 본사 기능과 거점을 타주로 옮겼다.
기업들이 떠난 자리는 공급망의 공동화로 이어졌다. 1980년대 40 여개에 달했던 정유소가 현재 11곳까지 급감한 것은 이러한 ‘기업 엑소더스’와 시설 투자 포기가 불러온 필연적인 결과다.
■ 전쟁은 핑계일 뿐… 진짜 범인은 ‘규제의 늪’
현지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이 유가 상승의 방향을 결정했다면, 그 높이를 만든 것은 캘리포니아 정부라고 지적한다.
1. 정유소의 멸종: 환경 규제와 비용 압박으로 정유 시설이 11곳까지 급감하며 한국 등 해외 수입에 목을 매는 ‘에너지 구걸’ 상태가 되었다.
2. 독보적인 세금 구조: 갤런당 61센트의 주 유류세에 더해, 탄소 배출권 비용 등 타주에는 없는 환경 부담금만 약 1.3달러가 추가된다.
3. 고립된 ‘에너지 섬’: 타주 연결 송유관 부족과 내연기관 퇴출 정책이 맞물려 공급망은 더욱 취약해졌다.
■ 전기세마저 전국 1위… 진퇴양난의 우버 드라이버들
정부는 “전기차를 타라”고 권고하지만, 캘리포니아의 전기료는 kWh당 약 36센트로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집에서 충전할 시설이 없는 드라이버들이 외부 급속 충전소를 이용할 경우, 그 비용은 휘발유를 갤런당 5달러 중반에 넣는 것과 경제적으로 차이가 없다. 기름값 6달러와 전기세 전국 1위라는 ‘이중고’가 서민들을 도로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 결론: 잃어버린 ‘견제와 균형’, 유권자의 선택이 답이다
전문가들은 이 모든 비극의 이면에 ‘일당 독주로 인한 견제 기능의 상실’이 있다고 지적한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의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서민 경제의 실상보다 이념적인 환경 정책과 세금 인상을 견제 없이 밀어붙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공화당의 목소리가 힘을 잃으면서 정부의 독단적 정책에 제동을 걸 장치가 사라진 것이다.
결국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다가오는 선거에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어떻게 복원하느냐에 따라, 6달러짜리 가스 영수증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에너지 자립과 정유 시설 확보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 전환 없이는 캘리포니아 서민들의 ‘탈출구’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