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뉴포트·미시간 테크·털사 대학교, 2026년 가을 학기부터 본격 운영
전국 AI 학사 과정 2년 만에 두 배 급증… 고등교육 지형 근본적으로 바뀐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미국 대학들이 AI 전문 학위과정 신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리스토퍼 뉴포트 대학교(버지니아), 미시간 테크놀로지컬 대학교(미시간), 털사 대학교(오클라호마) 등 세 대학이 2026년 가을 학기부터 AI 학사 과정을 일제히 개설한다고 최근 공식 발표했다.
버지니아주 뉴포트 뉴스에 위치한 크리스토퍼 뉴포트 대학교(CNU)는 공학·컴퓨팅 스쿨(SEC)을 통해 신설 AI 전공을 운영한다. 커리큘럼은 데이터 과학과 머신러닝을 기초로, 클라우드 인프라, 신경망, 대형 언어 모델(LLM)까지 AI 풀 스택을 체계적으로 습득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컴퓨터 비전 모델 훈련, 에이전틱 AI 시스템 구축, 클라우드 기반 실제 배포 실습 등 현장 적용 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이 특징이다. 학교 측은 이 과정이 버지니아주 내 대학 중 최초 수준의 AI 독립 전공이라고 밝혔다.
미시간주 혹튼에 소재한 미시간 테크놀로지컬 대학교도 컴퓨팅 칼리지 산하에 AI 학사 과정(BS in Artificial Intelligence)을 신설하고, 올해 7월부터 가을 학기 수강 신청을 받는다. 1885년 설립된 공립 연구중심 대학으로, 현재 60개국 이상에서 온 약 7,500명의 재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미시간 테크는 이번 AI 학위 개설과 함께 데이터 사이언스 학과도 별도 신설하는 등 컴퓨팅 분야 전반에 걸쳐 대규모 체질 개편에 나섰다.
오클라호마주 털사 대학교는 공학·컴퓨팅 칼리지 주관으로 응용 인공지능 학사 과정(BS in Applied Artificial Intelligence)을 출범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전공에 더하는 복수전공 방식으로 설계돼, 졸업 시기를 늦추거나 추가 학점 부담 없이 AI 역량을 함께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신경망·딥러닝, AI 윤리와 사회적 책임, 산업 현장 응용 등을 핵심 교과로 편성했으며, 소규모 수업과 교수 밀착 멘토링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공학·컴퓨팅 칼리지 학장 안드레아스 폴리카르포우 박사는 “이 학위는 학생들에게 기술적 토대와 전략적 사고력을 함께 갖추게 해 줄 것”이라며 “AI의 원리, 윤리, 실제 적용을 균형 있게 가르쳐 어떤 진로에서도 통하는 역량을 길러주겠다”고 밝혔다.
■ “선도 대학들의 잇단 AI 전공 신설, 미국 고등교육 지형 바꾼다”
세 대학의 잇단 AI 전공 신설은 개별 학교의 결정을 넘어, 미국 고등교육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촉발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치가 먼저 말한다. 미국 내 AI 학사 과정은 2024년 90개에서 2026년 193개로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AI 석사 과정도 116개에서 310개로 늘었으며, 현재 304개 대학이 AI 학위 과정을 운영 중이다. 수요는 더욱 가파르다. 미국 내 AI 기술 학습에 관심을 보이는 인구는 약 5,700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로 정규 학위 과정을 통해 배우고 있는 학생은 7,00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간극을 메우려는 대학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학과 신설을 넘어 학교 전체의 조직 개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는 2025년 12월 이사회 승인을 거쳐 2026년 7월 1일부터 컴퓨팅·인공지능 독립 단과대학(CAI)을 출범시킨다. 이 대학이 새 단과대학을 신설하는 것은 1983년 이후 43년 만의 일이다.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는 AI·사이버보안 단과대학을 개설해 단 한 학기 만에 3,000명의 학생을 모집했으며, UC샌디에이고는 AI 전공 신입생 150명을 선발했다. 뉴욕주립대 버팔로 캠퍼스는 한발 더 나아가 ‘AI와 사회’ 독립 학과를 설치하고 ‘AI와 정책 분석’ 같은 융합 학위를 도입했다.
취업 시장의 변화도 이 흐름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AI 학위 과정 등록자 수는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18% 급증했으며, AI 학위 취득자의 평균 초봉은 9만 5,000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역량을 명시한 온라인 채용 공고는 지난 1년 사이에만 323% 증가했다.
반면 기존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통적 컴퓨터 사이언스 프로그램의 62%가 올 가을 학기 학부 등록자 감소를 보고했다. 학생들이 AI 전공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과제도 만만치 않다. AI 교수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질러 교수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일부 대학은 산업계 출신 겸임교수로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학문적 엄밀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갈등은 존재한다. AI가 통계 분석·코딩 등 기초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일부 학생들은 오히려 AI가 쉽게 침범하지 못하는 비판적 사고와 대인 관계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전공을 바꾸는 역방향 선택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양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본다. AI 교육은 이제 전통적 컴퓨터 사이언스 학과에 그치지 않고 공학, 경영, 수학·통계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으며, AI 전공 과정의 절반 가까이(47%)는 이미 기존 학과 내 융합 전공 또는 특화 과정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AI 전공의 물결은 명문대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전국 곳곳의 중소 대학으로 확산 중이며, 미국 고등교육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다시 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