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Fox Business Clips YouTube Capture
아마존이 기존에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쇼핑 시스템을 과감히 뒤집고,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고객 경험 전체를 바닥부터 재건하겠다고 선언했다.
앤디 재시(Andy Jassy)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연례 주주 서한에서 “기존에 대규모로 잘 돌아가는 제품과 경험을 유지하면서 AI를 조금씩 추가하는 것은 쉬운 길이지만, 진정한 리더십은 클린 시트(clean sheet)에서 모든 것을 다시 상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시 CEO는 “AI는 단순한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멀티플라이어(multiplier)”라며 “우리가 제공하는 모든 고객 경험을 재구성하고, AI 덕분에만 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들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고객이 소매점과 상호작용하는 인터페이스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아마존 쇼핑은 키워드 검색 → 상품 추천 → 상세 페이지 → 장바구니 → 결제라는 전통적인 흐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AI가 고객의 의도를 미리 파악하고, 대화형으로 쇼핑을 이끌며, 기존 인터페이스 자체를 바꾸는 수준의 혁신이 일어날 전망이다.

재시 CEO는 “가장 어려운 결정은 잘 돌아가는 것을 출발선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기존 성공 모델을 유지하지 않고 자기혁신(self-disruption)을 통해 쇼핑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AI가 모든 산업의 고객 경험을 바꾸는 세대에 한 번 올 기술 변화”라고 규정하고, 아마존이 이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해 매출 7170억 달러(약 12% 증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지만, 재시 CEO는 기술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기존 방식에 머무르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험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6년에는 약 2000억 달러(약 295조 원) 규모의 대규모 자본지출을 통해 AI 인프라와 관련 기술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주주 서한은 아마존이 과거 온라인 서점에서 종합 이커머스로, 클라우드(AWS)로 사업을 확장하며 여러 차례 스스로를 혁신해 성장해 온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재시 CEO는 “뒤로 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고객 경험을 진정으로 혁신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언이 아마존의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를 넘어, 검색·추천·결제 등 쇼핑의 기본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AI 네이티브’ 쇼핑 시대를 여는 신호탄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마존이 실제로 어떤 새로운 AI 기반 쇼핑 인터페이스를 선보일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올해 안에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은 또 한 번의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자기혁신이 성공한다면,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을 넘어 ‘AI 시대의 상거래 플랫폼’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