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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 캘리포니아 반독점 규제 법안 로비로 무산시켜

캘리포니아 주 상원 회의실에서 열린 프라이버시·디지털 기술 위원회 회의 장면. 거대한 애플 로고와 구글 로고가 배경을 압도하는 가운데, 상원의원들이 반원형 책상에 앉아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 전광판에는 BASED Act(SB 1074)에 대한 투표 결과 ‘3 vs 3’ 동률이 표시되어 있다. 회의실 바닥과 책상 위에는 ‘BASED Act’ 법안 서류가 흩어져 있으며, 양측에서 로비스트들이 서류 가방을 들고 압력을 가하는 모습이 빅테크 기업들의 강력한 로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2026년 4월, 캘리포니아 주 의회 / AI생성 이미지)

 

빅테크 ‘자기우대 금지’ BASED Act, 상원 위원회서 3대3 동률로 부결… 연방 차원 무산에 이어 주 차원에서도 좌절

애플과 구글이 자사 플랫폼에서 자체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우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주 법안 SB 1074 (BASED Act)를 대규모 로비로 막아냈다. 2026년 4월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상원 프라이버시·디지털 기술·소비자 보호 위원회(Privacy, Data, Technology & Commerce Committee)는 이 법안을 3대 3 동률로 부결시켰다. 동률로 인해 법안은 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사실상 사망했다.

■ BASED Act, 무엇을 담았나

샌프란시스코 지역구 민주당 소속 스콧 위너(Scott Wiener) 상원의원이 2026년 3월 18일 발의한 이 법안의 정식 명칭은 ‘Blocking Anticompetitive Self-preferencing by Entrenched Dominant platforms Act’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Y Combinator와 Economic Security California Action이 후원했다.

법안은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이고 미국 내 월간 활성 이용자 1억 명 이상인 대형 디지털 플랫폼(사실상 애플, 구글(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을 대상으로 했다. 핵심은 자기우대(self-preferencing)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구체적 금지 행위에는 다음과 같은 사례가 포함될 수 있었다:

  구글이 검색 결과 상단에 구글 지도나 자사 서비스를 우선 노출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에 자사 앱(앱스토어, 애플뮤직 등)을 기본 탑재하거나 경쟁 앱스토어를 제한

  아마존이 자체 브랜드 상품을 검색·추천에서 경쟁사보다 유리하게 노출

법안은 기존 캘리포니아 카트라이트법(Cartwright Act)을 근거로 3배 손해배상(treble damages)민간 집단소송(private right of action)을 허용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피해 당사자(경쟁사, 소비자)가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해 집행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였다.

위너 의원은 “빅테크의 독점적 힘으로부터 경쟁과 혁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 ‘기업 로비의 쓰나미’에 무너진 법안

법안 발의 직후부터 빅테크 측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졌다. 위너 의원이 법안을 소개하는 발언을 채 끝내기도 전에 Chamber of Progress(구글·애플·아마존 등이 참여한 진보 성향 테크 무역단체)가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California Chamber of Commerce를 비롯한 5개 이상의 사업자 단체가 공동으로 반대 로비에 나섰다.

애플의 팀 파울드리 정책 총괄과 구글의 켄트 워커 사장 등 고위 임원들이 직접 로비에 참여하는 이례적인 움직임도 있었다. 반대 측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사례를 들어 “규제 준수 비용 증가와 소비자 편의 저하”를 주요 근거로 들었다.

반대 진영 분석에 따르면:

  DMA 준수로 유럽 디지털 업계가 연간 약 10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

  유럽 이용자 59%가 “기존 서비스 수준 회복을 위해 연간 약 300달러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

  캘리포니아에서 BASED Act가 시행될 경우 연간 2억~4억 달러 비용 발생 가능, 집단소송까지 더하면 최대 27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음

  추가로 주 세수 2억 8,600만 달러 감소와 2,000여 개 일자리 손실 우려

지지 측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플랫폼의 불공정한 우대 때문에 성장 기회를 빼앗기고 있다”며 법안 통과를 주장했으나, 위원회 표결에서 3대 3 동률로 끝내 부결됐다. 위너 의원은 이를 “기업 로비의 쓰나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연방·주 차원에서 반복되는 패턴

이번 결과는 캘리포니아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2022년 연방의회에서 유사한 내용의 미국 혁신 및 온라인 선택법(AICOA)을 막기 위해 2년간 1억 달러 이상을 로비와 광고에 투입해 무산시킨 바 있다. 이번 캘리포니아 법안 반대에서도 당시 자료를 상당 부분 재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원 소송 전선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구글 검색 독점 소송: 2024년 독점 판결 후 2025년 9월 1심에서 구조적 제재(크롬 브라우저 분리 매각 등)는 대부분 기각되고 행동적 제재(독점 계약 금지, 일부 데이터 공유 의무 등)로 그쳤다. DOJ와 38개 주 검찰총장은 2026년 2월 항소를 제기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애플 스마트폰 독점 소송: 2024년 3월 제소 후 2025년 6월 법원이 애플의 기각 신청을 전면 기각해 본안 재판을 앞두고 있다. 20개 주가 공동 원고로 참여 중이다.

■ AB 1776 (COMPETE Act), 아직 살아 있다

BASED Act가 무산됐다고 해서 캘리포니아의 반독점 입법 시도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현재 AB 1776 (COMPETE Act)가 의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카트라이트법을 대폭 개정해 단일 기업의 반경쟁 행위(single-firm conduct)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방 반독점법(Sherman Act)보다 더 엄격한 주 독자 기준을 도입할 수 있어 전국적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AB 1776은 이미 하원 사법위원회와 예산위원회를 통과한 단계로, 2026년 8월 31일까지 본회의 표결이 가능하다. 반대 측은 이 법안 역시 “경제에 1조 달러 규모 GDP 손실과 160만 개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위너 의원은 BASED Act 부결 직후 “Stay tuned(계속 지켜봐 달라)”며 “다른 입법 경로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 전망: 규제 vs 혁신 논쟁은 계속된다

빅테크 측은 “자기우대 금지는 소비자가 사랑하는 통합 서비스(검색+지도, 프라임 배송+추천 등)를 망가뜨리고, AI 에이전트 등 새로운 경쟁자의 부상으로 시장이 이미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지지 측은 “플랫폼이 게이트키퍼 역할을 독점하며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고 맞선다.

캘리포니아가 세계 4위 경제 대국이자 테크 산업의 본산이라는 점에서, 이번 입법 전쟁의 결과는 미국 전역의 반독점 정책 방향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2026년 4월 27일 작성. 출처: 캘리포니아 주 의회 기록, Chamber of Progress·CCIA 분석 자료, Gibson Dunn·법률 전문 매체 보도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