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루실은 1931년 로스앤젤레스에 지어진 옛 장로교회 건물을 개조해 만든 25개 객실 규모의 부티크 호텔이다. (사진= 체이스 대니얼스(FOX NEWS홈페이지))”
1931년 지어진 베다니 장로교회, 7년 반 복원 거쳐 ‘호텔 루실’로 재탄생
약 95년 전 지역 주민들의 예배와 신앙생활을 위해 세워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교회 건물이 고급 부티크 호텔로 다시 태어났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스테인드글라스와 목재 바닥, 높은 천장 등은 상당 부분 보존됐지만, 과거 예배가 이뤄졌던 공간은 이제 여행객들이 머물고 식사를 즐기는 호텔의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최근 문을 연 호텔 루실(Hotel Lucile)은 로스앤젤레스 실버레이크(Silver Lake) 지역 1629 Griffith Park Blvd., Los Angeles, CA 90026에 위치한다. 실버레이크의 대표적인 상권인 선셋 정션과 가까운 곳으로, 주변에는 음식점과 카페, 상점 등이 밀집해 있다.
호텔 루실의 건물은 1931년 베다니 장로교회(Bethany Presbyterian Church)로 지어졌다. 이후 교회로 사용된 뒤 극장과 골동품 시장 등 여러 용도로 활용됐으며, 한동안 다른 용도로 사용되거나 방치되기도 했다.
이 건물을 호텔로 바꾸는 데는 약 7년 반이 걸렸다. 개발 과정에서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호텔로 기능할 수 있도록 내부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옛 예배당이다. 높은 천장과 스테인드글라스, 목재 구조물, 철제 프레임 창문 등 과거 교회의 특징이 곳곳에 남아 있다.
특히 과거 예배당은 현재 호텔의 레스토랑과 다이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호텔 측은 이 공간의 약 90%가 기존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원 과정에서는 기존 목재 바닥을 들어내는 작업도 진행됐다. 전기와 배관 등 호텔 운영에 필요한 설비를 설치하고 방음 시설을 갖추기 위해 바닥을 해체한 뒤 공사가 끝난 후 다시 원래의 목재를 설치했다.
호텔은 총 25개 객실 규모다. 객실 외에도 수영장과 레스토랑, 바, 루프톱 공간 등을 갖췄다.

“역사적인 건축물을 호텔 루실(사진)로 탈바꿈시키는 데는 약 7년 6개월이 걸렸다. (사진=체이스 대니얼스(FOX NEWS홈페이지))”
과거 교회의 공간을 활용한 시설도 눈길을 끈다. 옛 오르간 공간은 미팅 공간으로 바뀌었고, 과거 합창단석은 커피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됐다.
호텔 내부에는 100점이 넘는 현대 미술 작품도 전시된다. 오래된 교회 건축물과 현대 미술을 결합해 숙박시설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의 음식과 서비스에도 로스앤젤레스의 지역적 특색을 담았다. 객실 미니바에는 현지 유명 식료품점 에레혼(Erewhon)의 제품이 마련됐으며, 저녁 시간에는 칵테일을 제공하는 마티니 카트도 운영된다.
호텔 아래쪽에는 ‘Sous Sous’라는 레스토랑과 바가 자리 잡았다. 과거 예배당의 높은 천장과 스테인드글라스가 식사 공간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호텔이 들어선 실버레이크는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예술과 음식, 독립 상점 등이 발달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호텔 역시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 건축물과 예술을 결합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회에서 호텔로…세속화 속 달라지는 교회의 모습

“호텔 루실의 다이닝 공간(사진)에는 이 건물이 교회로 사용되던 당시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보존돼 있다. (사진=체이스 대니얼(FOX NEWS홈페이지))”
호텔 루실의 변신은 오래된 건축물을 보존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질문을 던지는 사례이기도 하다.
한때 예배와 기도, 신앙 공동체의 모임이 이뤄지던 교회가 더 이상 교회로 사용되지 못하고 호텔과 레스토랑,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에서 나타나는 교회 건물의 용도 전환이라는 흐름과도 연결된다. 교회 공동체의 변화와 운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문을 닫거나 매각되는 교회가 생기면서, 일부 교회 건물이 주거시설이나 상업시설,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교회 건물은 일반적인 오래된 건축물과는 의미가 다르다. 그곳에는 예배와 기도뿐 아니라 세례와 결혼식, 장례, 지역 공동체의 모임 등 여러 세대에 걸친 신앙의 기억이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축물의 외관과 스테인드글라스, 목재 구조 등이 보존된다고 해서 그 공간이 지녔던 종교적 기능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호텔 루실은 한편으로는 95년 된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새로운 공간으로 되살린 도시재생의 사례다. 동시에 세속화의 흐름 속에서 교회가 본래의 기능을 잃고 다른 용도의 공간으로 전환되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1931년 예배를 위해 세워졌던 공간은 이제 여행객들이 머물고 식사를 즐기며 예술을 감상하는 장소가 됐다. 건축물은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남았지만, 그 안에서 이어졌던 예배와 신앙 공동체의 역사는 이제 그 건물이 간직한 과거의 한 부분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