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라이프스타일 / 크루즈선 덮친 ‘치사율 40%’ 안데스바이러스 — 한탄강에서 대서양까지

크루즈선 덮친 ‘치사율 40%’ 안데스바이러스 — 한탄강에서 대서양까지

코로나19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감염병의 경고가 울렸다

2026년 5월, 대서양을 항해 중이던 네덜란드 선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승객들이 고열과 급성 호흡곤란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속히 원인을 밝혀냈다. 범인은 한타바이러스 계열 중 가장 위험한 ‘안데스바이러스(Andes virus)’였다. 아르헨티나 우슈아이아를 4월 초 출발한 이 선박에서 총 8~9명의 감염 사례(확진·의심 포함)가 확인됐고, 3명이 사망했다(치명률 약 38%).

크루즈선이라는 밀폐된 환경에서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특히 안데스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확인된 유일한 변종으로, 전 세계 방역 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많은 사람이 ‘한타바이러스’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한국의 한탄강에서 유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왜 이번 사태가 인류에게 새로운 경고를 던지는 걸까.

코로나19, 인류가 겪은 최악의 팬데믹

한탄바이러스 — 한국이 발견하고, 한국이 고통받은 바이러스

1976년 고려대 이호왕 박사가 한탄강 유역 등줄쥐에서 세계 최초로 바이러스를 분리·동정했다. 이후 한국은 세계 최초의 한타바이러스 백신 ‘한타박스(한타백스)’를 개발해 고위험군(군인, 농촌 주민)에게 접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300~400명 정도의 신증후출혈열(HFRS) 환자가 발생하며, 치사율은 1~15% 수준이다. 주로 설치류 배설물(건조된 먼지)을 흡입해 감염되며, 사람 간 전파는 거의 없다.

두 바이러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공통점

  둘 다 RNA 바이러스이며 동물→인간으로 전파된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

차이점 (보강된 표 형식 추천)

코로나19는 무증상 전파로 전 세계를 마비시켰지만, 한타바이러스는 대부분 사람 간 전파가 안 돼 대유행으로 번지지 않았다. 그러나 안데스바이러스는 예외다. 남미(아르헨티나·칠레)에서 주로 발생하며, 폐와 심장을 급격히 공격하는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HCPS)**을 일으킨다. 초기 고열·근육통 후 호흡곤란, 폐부종, 심부전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치료는 대증요법(인공호흡기, 체액 관리)뿐이며 특이적 항바이러스제는 아직 없다.

2026년 크루즈선 사태가 던지는 경고

이번 사태의 핵심은 두 가지다.

1.  크루즈선이라는 폐쇄 환경에서 집단 발생.

2.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확인된 안데스바이러스.

승객들은 아르헨티나에서 선상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며, 선상에서 밀접 접촉을 통해 추가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조사 중이다. WHO는 전체 위험도를 ‘낮음’으로, 크루즈선 관련 위험도는 ‘중간’으로 평가했다. 승객들은 카나리 제도(테네리페)에서 엄격한 검역을 거쳐 각국으로 귀국했으며, 밀접 접촉자는 최대 42일간 모니터링 중이다.

코로나19 초기와 마찬가지로, “지역 문제”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거리 여행과 크루즈 산업이 회복된 지금, 설치류 유행 지역 방문 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긴 잠복기가 방역의 어려움을 더한다.

한국은 한타바이러스 연구의 선구자다. 이호왕 박사의 발견은 세계 virology의 중요한 이정표였고, 한타백스 백신은 국내 예방의 기반이 됐다. 최근에는 모더나와의 mRNA 백신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어느 나라도, 어느 바이러스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