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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美 주택시장 ‘잃어버린 18년’… ‘1,000만 호’ 공급 절벽이 만든 기형적 고물가

백악관 경제보고서 ‘관료세’ 정조준… 가구당 10만 달러 규제비용이 집값 부추겨

서브프라임 이후 단절된 건설 주기, 2026년 ‘주거 난민’ 양산의 근본 원인

 

[워싱턴] 미국의 주택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8년째 이어진 공급 부족의 직격탄을 맞으며 유례없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최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가 발표한 ‘2026 대통령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부족한 주택 물량은 약 1,000만 호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른바 ‘관료세(Bureaucrat Tax)’ 철폐를 골자로 한 대대적인 규제 혁파를 예고하고 나섰다.

 

■ ‘1,000만 호’의 공백… 서브프라임이 멈춰 세운 건설 시계

 

미국 주택 시장의 비극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작됐다. 위기 이전 미국의 신규 주택 공급은 인구 증가율에 맞춰 연간 평균 150만 호 수준의 주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건설업계의 줄도산과 ‘재고 공포’로 인해 2010년대 초반 착공량은 평년의 3분의 1 수준인 50만 호대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지난 18년간 150만 호의 건설 주기가 유지되었다면, 현재 미국의 집값은 지금보다 최소 20~30% 저렴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주택 시장의 ‘잃어버린 18년’이 매물 잠김 현상과 기록적인 신고가 행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 집값의 25%가 규제 비용… ‘관료세’ 논란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관료세’라는 개념의 도입이다. 이는 공식 세목은 아니지만, 주택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규제 비용을 세금에 비유한 것이다.

CEA는 신축 주택 한 채당 평균 10만 달러(약 1억 3,500만 원) 이상이 관료세로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까다로운 토지 용도 제한(Zoning) ▲강화된 녹색 에너지 기준 준수 비용 ▲수년씩 걸리는 인허가 대기 시간 동안의 금융 이자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세금’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고 비판했다.

 

■ 2026년 봄, 거래 절벽 속 ‘나홀로 고공행진’

 

시장 지표는 최악의 상황을 가리키고 있다. 2026년 3월 기준 미국 기존 주택 중위 가격은 408,80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판매량은 전월 대비 3.6% 급감하며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6%대 중반의 높은 모기지 금리에 부담을 느낀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 ‘잠금 효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절대적인 공급 부족이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저렴한 임대 주택은 전국적으로 720만 호나 부족해 사회적 양극화마저 심화시키고 있다.

 

■ 향후 전망: ‘느리지만 확실한’ 체질 개선 시작될까

 

정부는 향후 10년간 1,320만 호 공급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지자체의 규제 완화를 압박하기 위해 연방 지원금 삭감이라는 강수까지 검토 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미국 주택 시장이 세 가지 변화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1. 공급 패러다임의 변화: 보조금 중심에서 규제 철폐를 통한 민간 주도 공급 확대로 전환

2. 금리 안정화에 따른 매물 출현: 2027년경 모기지 금리가 5%대로 진입할 시 거래 활성화 기대

3. 가격 상승세 둔화: 급격한 폭등 대신 물가 상승률 수준의 완만한 조정 국면 진입

결국 미국 주택 시장의 정상화 여부는 정부가 지목한 ‘관료세’를 얼마나 신속하게 걷어내고, 멈춰버린 건설 주기를 다시 가동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