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크란 협력단, 2만 명 메타분석 통해 레켐비·키순라의 실질적 효용성에 의문 제기
“통계적 수치에 가려진 임상적 무용성… 부작용 위험이 득보다 클 수도”
지난 수십 년간 알츠하이머 정복을 향한 의학계의 사투는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 쓰레기를 치우는 데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근거 중심 의학(EBM)의 최고 권위 기구인 코크란 협력단(Cochrane Collaboration)이 최근 발표한 분석 결과는 이 전략이 근본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시점임을 시사한다.
■ ‘청소’에는 성공했으나 ‘복구’는 없었다
코크란 연구팀은 레켐비(레카네맙)와 키순라(도나네맙)를 포함한 19개의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 임상시험에 참여한 20,342명의 데이터를 전면 재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약물들은 뇌 내 아밀로이드 단백질 수치를 낮추는 데는 탁월한 성과를 보였으나, 실제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적 치매 척도(CDR-SB) 점수 기준, 약물 투여군과 대조군의 차이는 18점 만점에 0.45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차이가 환자의 일상생활 능력(Independent Living)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보호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 안전성 경고: ARIA 부작용의 그늘
효능의 미비함보다 더 심각한 것은 안전성 문제였다. 항체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뇌 혈관 벽에 염증을 유발하는 ARIA(아밀로이드 관련 비정상적 영상 소견) 발생률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 ARIA-E(뇌 부종) 및 ARIA-H(뇌 출혈): 이러한 부작용은 경미한 두통에서부터 심각한 신경학적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으며, 코크란은 “환자가 얻는 미미한 인지적 이득이 뇌 부종 및 출혈이라는 실질적인 신체적 위험을 상쇄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아밀로이드 가설’의 위기와 새로운 패러다임
이번 보고서는 알츠하이머 연구의 근간인 ‘아밀로이드 가설’에 강력한 의구심을 던진다. 아밀로이드를 성공적으로 제거했음에도 인지 기능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결과는, 아밀로이드가 질병의 원인이 아닌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코크란은 보고서를 통해 “천문학적인 약제비와 부작용 모니터링 비용을 고려할 때, 현재의 항체 치료제는 사회적 비용 대비 효용이 매우 낮다”며, 이제는 아밀로이드를 넘어 뇌 염증, 대사 장애, 신경 재생 등 다각적인 치료 접근법으로 연구 자원을 재분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결국 알츠하이머 정복의 길은 단순히 뇌를 ‘청소’하는 것을 넘어, 뇌 세포의 파괴를 실질적으로 막고 회복시키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본 리포트는 코크란 협력단의 최신 메타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의료적 결정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