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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다나파버 연구팀, 췌장암 KRAS 억제제 효과를 지속 관해로 전환하는 면역 전략 제시

췌장관선암(PDAC) 치료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져 온 재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임상 근거가 제시됐다. 하버드 의과대학 다나파버 암연구소 연구팀은 IL-21 유사체를 활용해 KRAS 억제제의 일시적 종양 퇴행을 지속적인 관해로 전환하는 전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2026년 9월 23일 국제학술지 《Cell》에 게재됐다.

PDAC는 전통적으로 면역치료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차가운’ 종양으로 분류돼 왔다. 최근 등장한 KRAS 억제제들이 초기에는 뚜렷한 종양 축소를 유도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 내성이 발생해 재발하는 한계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FDA가 승인한 Revolution Medicines의 다라조나라십(daraxonrasib)은 3상 임상시험에서 화학요법 대비 중앙 생존기간을 6.7개월에서 13.2개월로 연장하는 성과를 보였으나, 여전히 상당수 환자에서 질병 진행이 관찰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초기 반응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핵심 물질은 AI로 설계된 IL-21 유사체 ‘21h10’이다. 워싱턴대 데이비드 베이커 연구실이 개발한 이 분자는 자연형 IL-21보다 안정성과 약물성이 개선됐다. 마우스 PDAC 모델에서 KRAS 억제제와 21h10을 병용한 결과, 일시적이던 종양 억제 효과가 장기 완전 관해로 이어졌다. 반면 화학요법이나 기존 면역관문 억제제와의 병용에서는 이러한 지속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작용 기전은 기존 면역치료 패러다임과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인 접근이 CD8 T세포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Th1 극성 CD4 T세포가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21h10이 type 2 conventional dendritic cell(cDC2)을 통해 CD4 T세포를 프라이밍·활성화하고, 이들이 분비하는 인터페론 감마(IFN-γ)가 대식세포의 종양 세포 탐식을 유도한 것이다. 췌장암 세포 자체에는 IL-21 수용체가 거의 발현되지 않아, 21h10은 종양을 직접 표적하지 않고 면역 미세환경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인간 췌장암 절제 조직과 혈액 유래 CD4 T세포에서도 21h10에 반응해 IFN-γ 생산이 확인돼, 임상 적용 가능성의 초기 근거가 확보됐다.

이 결과는 KRAS 변이 췌장암에 대한 치료 기대가 높아지는 시점에 나왔다. 올해 초 FDA는 일라이 릴리의 올로모라십에 KRAS G12C 변이 진행성 췌장암 혁신치료제 지정을 부여했다. 변이 KRAS 백신과 이중 면역관문 억제제 병용 연구에서는 절제된 PDAC 환자 중 약 83%에서 종양 특이적 면역 반응이 유도됐고, MD 앤더슨 암센터 등에서도 KRAS 억제제와 면역관문 억제제 병용으로 동물 모델에서 종양 제거 성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CD4 T세포와 IL-21 신호전달 축을 병용 전략의 새로운 선택지로 추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나파버에서 다라조나라십 임상시험을 이끈 브라이언 울핀 교수는 “KRAS 표적 치료가 향후 10년 안에 췌장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지닌다”고 평가한 바 있다. 21h10과 같은 IL-21 유사체 전략이 임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다면, 연간 약 5만 7000명의 미국인 사망을 초래하는 이 질환에서 일시적 차도를 넘어 지속적 치료 효과로 이어지는 길이 열릴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전임상 단계의 결과인 만큼, 인체 적용을 위한 임상시험 검증이 필수적이다.